로스앤젤레스 베니스 해변(Venice Beach)를 위한 형용사들

Venice Beach Los Angeles 6

다르다, 재미있다, 이상하다, 자유롭다, 시끄럽다, 굉장하다, 신기하다, 경악스럽다, 지저분하다, 독특하다, 난잡하다, 창조적이다, 불편할 정도로 흥미롭다, 꼴사납다, 정신사납다등등 수없이 많을 것이다. 이 많은 말들 중 단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다분히 엽기적이다가 당첨이 될 것 같다.

괴짜들이 마음놓고 괴짜짓을 할 수 있는 곳이 이 곳, 로스앤젤레스베니스 해변(Venice Beach in Los Angeles)이다. 온 몸에 황금칠을 하고 마네킹 노릇을 하고 있는 사람, 즉석 문신 가판대, 이런 저런 잔재주 부리는 사람을 환호하는 관광객들, 삼각 팬티만 있고 야외 헬쓰장에서 헬쓰를 하는 사람, 세 개의 훌라우프를 자주 자재로 돌리는 사람…

Venice Beach Los Angeles 1

Venice Beach Los Angeles 2

Venice Beach Los Angeles 3

이런 엽기족들이 많다 보니 베니스 해변에 대한 의견은 대체로 양분되기 쉽다. 아주 좋거나 아주 끔찍하거나.

아주 극단적인 보수주의자들은 ‘미국의 수치’라고도 말한단다. 하지만 이 곳의 자유정신에 박수를 보내는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나는 이 베니스 해변이 아주 좋다. 순식간에 정신이 팔리게 되는 이 곳이, 나는 좋다. 아무것도 날 얽어매는 것이 없는 것 같아 아주 좋다.

토요일 오후 모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따뜻한 베니스 해변을 걸었다. 가끔씩 달리기를 하러 왔던 이 곳을, 오래간만에 세상 걱정없이 걸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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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터같이 번잡한 상가들을 지나면 이렇게 멋진 해변가의 집들이 즐비해있다. 수백억은 호가하는 이 독특한 건물들에 사는 사람들에게 질투가 나기도 하지만, 딴에는 가끔씩 와서 베니스 해변이 주는 그 모든 멋들을 올 때마다 새록새록 느끼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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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밖에도 소박한 베니스 해변의 선창,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이 없다. 조용히 이 곳에서 태평양 너머 있는 한국 생각을 한다…

주차: 해변 공용 주차장에 10달러나 10달러 이상의 돈을 주고 주차를 할 수도 있지만, 조금 걸어도 괜찮다면 근처 주택가에서 주차할 곳을 찾을 수 있다. 나는 주로 예전 회사가 있는 아보키니(Abbot Kinney)거리 뒷 쪽에 주차를 하고 거기서 7~8분 정도 걸어서 해변으로 간다. 더 가까이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미국에서 제일 재미있게 직장생활을 한 곳이어서 그런지 자꾸 아보키니거리로 발이 간다. 아보키니거리에 있는 자잘한 상점들도 한 재미거리이기도 하다.

화장실:산타모니카와는 달리 베니스 해변 공용 화장실은 상당히 불결해 보인다. 남녀 공용이기도 하다. 근처 식당이나 바에서 한 잔 하면서 그 곳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도 한 수단이다.


  Posted under 미국여행 on Saturday, October 17th, 2009 | No Comments »

독서에 대한 단상

오래간만에 다닐로를 만나 저녁을 먹었다. 몇 주 전 제프의 집들이 파티에서 잠깐 어울리기는 했지만, 같이 느긋하게 저녁을 먹기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2월에 잠깐 같이 했던 프로젝트 후 처음이니 말이다. 그는 잘 지내고 있는 듯 했다.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큰 스트레스가 없다고 했다. 다른 때보다 여유가 많아 요즘은 철학책을 많이 읽는다고 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내내 니체의 허무주의, 샤르트르의 실존주의, 카뮈, 카프카의 어려운 소설들 얘기를 했다. 영어로 말해야하는 제약이 있었지만, 아주 오래 간만에 즐겨본 지적인 대화였다.

종교에 대한 심한 회의가 들었던 고등학교 때 니체와 실존주의자들의 철학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야간자습이 끝나 혼자만의 자취방으로 돌아오면 잠들 때까지 긴 독서의 시간을 가졌었다. 정신없이 책에 빠져들었던 그 때의 독서열은 순전한 지적 호기심 이상이었던 것 같다. 삶은 허무하다, 혹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나름대로의 절박함에서 비롯된 열정이었다. 인생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가장 순수하게, 그리고 제일 절실하게 던져보곤 했으니.

지금 돌이켜보면 손 안에 들어가는 작은 문고판 철학책들에서 내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했다는 것이 철없는 시도로 보이지만, 그래도 어찌보면 아주 소중하고 기특한 경험이기도 한 것 같다.

텔레비젼도, 컴퓨터도, 휴대폰도 없었고, 12시까지 계속되는 학원 생활도 없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가족들도 떨어져 있었다. 같은 고향에서 온 친구들까리만 어울리는 텃새가 심한 동네에서, 혼자 그 고등학교로 진학을 한 나는 수다를 떨 친구도 없었다.

교묘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공감을 일으키는 문고책들이 유일한 낙이었던 것 같다. 우풍이 심한 겨울에는 온 몸을 두터운 겨울옷과 솜이불로 파묻고 시린 손만 내 놓은 채 그 어려운 책들을 한 장 한 장 넘겨가곤 했었다.

나 스스로 기특하다고 추켜세운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그렇게 열정적으로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는 부끄러움때문이다. 늘 그러는 것처럼 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를 댈 수는 있지만, 이젠 실용적인 책이 아니면 거의 책장을 들추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철학책은 고사하고 사회, 인문학책은 갈수록 손이 가질 않는다. 입에 풀칠하기 바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나 스스로를 자책할 것까지는 없지만, 은근히 다닐로의 그런 여유로움이 부러웠다.

하지만 우울해질 것까지는 없는 듯 하다. 삶은 시간과 함께 계속되기 때문이다. 비록 심오한 철학책들을 읽어 본 지는 십수년이 되었지만, 그 동안 나는 삶의 다른 모습을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며 살아온 셈이다. 그러면서 다른 모습으로 나름 나이 먹어온 것이리라.

물론, 어렵겠지만 이제 책을 좀 더 많이 읽자는 결심으로 나 스스로를 고무시키려한다. 고풍스러운 문고책으로 손길을 돌리고 싶지만, 이 곳에서는 그게 어렵거나 돈이 많이 든다. 우선은 한국책을 소장한 도서관을 찾아다니는 일부터 해야겠다. 말로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말이다.

1년이 넘도록 다닐로의 최대 목표 중 하나는 체중 감량이었고, 그는 꾸준히 진전을 보여왔다. 이번에 보았을 때는 그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작년 여름부터 계속된 그의 체중 감량 노력에 그는 이제 15킬로는 뺀 듯 하다. 살만 뺀 것이 아니라 적절히 근육을 키우면서 말이다. 그는 헬쓰 모델이 될 정도의 몸매를 원한다고 했다. 그의 대단한 의지력에 나는 한참 감동을 한다.

진심이 있으면 통한다. 이제 책을 많이 읽으며 영혼을 풍부히 하겠다는 진심을 지켜가자.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공부하면서 말이다. 스스로를 감동시킬 때이다.


- 인생은 결국 시지프스의 신화인 것이냐고 묻는 다닐로에게 그건 절대 아니라고 말했다.


  Posted under 하루하루 살면서 on Tuesday, September 29th, 2009 | No Comments »

고 노무현 전 대통령께 보내는 사과 편지…

President Roh Suicide

당신은 우리에게 많은 할 일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변명을 하기는 무척 쉬웠네요. 입에 풀칠하기 바빴다고, 정치에 신경 끈 지 오래다고, 관심 갖고 싶었지만 그 놈의 시간이 그렇게 없더라고, 알고 보면 나도 희생자같다, 당신을 지지하고 싶었는데 신문과 뉴스에서 보도하는 거 보니 배신감 들어서 등 돌렸을 뿐이다라구요.

맞습니다. 부끄럽게도 내가 해 오던 변명입니다. 편안하게 손에 잡히는 보수 신문의 대문짝만한 머릿기사만 읽고 당신의 참여정부를 평가하기에 급급했습니다. 모처럼 지지했던 “싹수” 다른 정치가, 당신이, 가진 자들의 비웃음 한 가운데서 외로움에 힘들어할 때에도 나는 국외 거주자라는 편한 핑계만 둘러대며 당신의 대통령 임기동안 냉소적 웃음만 보냈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고 더 부끄러워집니다. 당신에게 작은 지지의 손길을 전해주지 못 한 것이 너무나 큰 회환으로 몰려옵니다.

제2의 어버이라고 불렀던 국민들이 당신에게 등을 돌렸어도 당신은 한 평생 지켜온 자신의 원칙과 양심과 상식대로 꿋꿋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편안한 일상을 즐기며, 가벼운 뒷말을 주고 받으며 내 소소한 욕망을 달랬을 뿐입니다.

난 한 국민으로서의 몫을 다 하지 못 했습니다. 나약했고 이기적이었고 현명하지 못 했습니다. 기득권의 비겁한 공격과 국민을 농락하는 언론사들에 저항없이 끌려다녔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내려야했던 당신의 현실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나는 이해어린 지지를 보내기보다는 차갑게 고개를 돌려 버렸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그 마지막 고통스런 번뇌와 자살이라는 처연한 선택에 대해서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회환이 밀려듭니다. 당신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습니까?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당신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겨우 토해냅니다.

이제는 똑똑히 가슴에 새겨두려합니다. 우리에게 많은 할 일을 남기고 떠났다는 것을… 없는 자들의 삶에 희망을 주려는 평생에 걸친 당신의 힘겨운 싸움을 기리기 위해서 한 국민으로서의 내가 할 일을 되새겨보려합니다. 작지만 당신을 기억할 작은 촛불이 될 수 있는 일들을…

나의 무관심과 냉소를 긍정적인 관심과 지지와 비판의 힘으로 돌리겠습니다.

미처 챙기지 못 했던 당신의 업적을 기리고, 변화와 전통속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당신의 지혜를 알리고, 아낌없이 보여준 소탈한 촌부의 마음을 마음 깊숙이 새겨두겠습니다.

그리고 강하게 주장하려합니다. 현 이명박 정부는 수사에 관련된 모든 의혹를 철저히 밝히고 국민들과 그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한다고. 지금 이 시기야말로 그들이 국민의 신임을 얻을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을 내릴 때라고.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힘들게 떠났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에 영원히 남아있을 아름다운 우리의 대통령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부디 영면하시길…


  Posted under 하루하루 살면서 on Sunday, May 31st, 2009 | No Comments »

트위터(Twitter)와 고기와 타코의 만남 (Kogi Taco)

트위터(Twitter)와 고기와 타코의 만남 (Kogi Taco)

Kogi Taco - Korean BBQ and Mexican Taco

밴티지(Vantage Media, 지난 주에 그만 둔 나의 정든 직장)에서의 마지막 금요일 점심은 한국 음식이었다. (금요일마다 주변 식당을 통해 무료 점심을 제공한다.)

밴티지 역사상 처음으로 준비된 한국 음식, 아니, 정확히 말해서 멕시칸식 한국 음식이라고 해야겠다. 나로서는 더할 나위없는 기쁨이었다. 마침내 한국 음식을… 모든 것을 담당한 포샤에게 너무 고마웠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고기 타코 메뉴로 점심 시간은 얼떨결, 나의 쫑파티(?)처럼 느껴졌다.

맞다. 점심 메뉴는 고기 타코(Kogi Taco)에서 준비된 고기 타코(Taco)와 부리토(Burrito)이다.

이름에 “고기“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독특하다. 가축 이름과 “고기”라는 단어를 조합해서 각종 고기를 명칭하는 한국어와 달리 영어에서는 각 고기를 지칭하는 말이 대개 따로 있다 (닭고기 제외).

소고기 – beef,
돼지고기 – pork,
양고기 – lamb

고기라고 이름 지은 데에는 한국식 접근을 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김치라는 단어처럼, 이 “고기”라는 단어도 미국에서 뜰 수 있을까?

부연 설명이 길었다.

핵심은 한국식 양념으로 조리된 고기를 타코식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기발한 생각이다. 어찌보면 아주 자연스러운 발상이기도 하다. 한국 사람들과 멕시코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많은 곳이 이 로스앤젤레스이니 말이다. 왜 이제야 이런 요리가 나왔는지 도리어 의문이 갈 정도로 한국 사람과 멕시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고기 타코, 맛도 아이디어처럼 톡톡 튀었다. 사람마다 천차만별 토를 달겠지만, 고기 타코는 내게 확실한 감동을 남겨주었다.

또 설명이 길어지고 있다.

제목은 트위터라고 하고서는 왜 오랜 직장 얘기가 나오고 고기 타코 얘기가 나오는지…

핵심은 이 맛있는 고기 타코를 파는 곳은 주소를 내밀어 찾아갈 수 있는 식당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은 식당 대신 트럭을 선택했다. 트럭(혹은 밴)에서 즉석으로 고기 타코를 만들고 바로 그 트럭에서 고기 타코를 팔고 있다. 포장마차처럼 말이다.

여기서, 핵심은 이 트럭이 자주 이동을 한다는 것이다. 트럭으로 음식을 팔더라도 보통은 제 자리를 지킨다. 대개는 식당을 낼 자본이 없어서 트럭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트럭의 이동성을 최대한 살리기로 마음을 먹은 것 같다. 조금 과장하면, 마음 가는 대로(?) 고기 타코 파는 자리를 이동하기로 했다. 포장마차가 하루는 신촌에 가서 떡복이를 파고, 다음 날은 종로에 가서 떡복이를 팔겠다는… 맞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고기 타코가 아닌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손님을 끌까? 하물며 작은 떡복이 포장마차도 단골 손님을 만들려고 애를 쓰는데…

놀라운 것은 도시 이 곳 저 곳을 가로지르는 그들에게도 단골이 무척 많다는 것이다. 단골이 아니라 추종자(Twitter followers)?)들이라고 해야하나?

맞다, 마지막 핵심은 이들은 고기 타코라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트위터(Twitter)라는 최첨단 네트워킹 기술을 결합시켰다.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는 날이면, 어느 곳에서 몇 시에 고기 타코를 팔겠다고 트위터로 미리 메세지를 보낸다.

사실 하루가 멀다하고 자리를 바꾸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까지는 아니다. 주로 주차하는 곳이 있지만, 자주 로스앤젤레스 이 곳 저 곳으로 이동을 한다는 것이다. 트위터로 미리 행선지를 알려주면서 말이다. 운이 좋으면, 조금만 동선을 조절하면, 내가 있는 이 웨스트 엘에이(West LA)에서도 곧 고기 타코를 다시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트위터는 한국 음식에 매료되어 있는 추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 되었다. 바뀐 메뉴, 그 날의 특식등에 대해 자주 트위터 문자를 보내면서, 추종자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신시켜 준다.

* 트위터(Twitter): 소셜 네트워킹(Social Networking)을 할 수 있는 미니 블로그 사이트.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가까운 친구들 혹은 그룹 사람들에게 알리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트위터에 로그인을 하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 친한 친구끼리 재잘거리듯이 (tweet) 자신의 행방을 알려주는 것이다. 간편, 신속을 지향하기 위해 장황한 대답은 금물. 140자내로 제한.)

따지고 보면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블로깅을 하는 셈인데 – 마이크로 블로깅(Microblogging) – 성공적으로 모바일 블로깅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아주 획기적인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다. 2006년 3월 샌프란시스코의 오데오(Odeo) 벤처기업의 한 프로젝트 팀에 의해 시작되었음.

http://www.latimes.com/features/food/la-fo-kogi11-2009feb11,0,159741.story

Encoutner of Twitter and Kogi Taco


  Posted under 하루하루 살면서 on Saturday, February 21st, 2009 | No Comments »